양파 심는 시기
양파 심는 시기는 지역·품종·기후라는 세 축이 맞물려 결정됩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이상기후가 잦아지면서 “예년 달력”만 따르다가는 수확량이 급감하거나 구 크기가 작아지는 일이 빈번합니다. 본 글에서는 남부 해안부터 중부 내륙, 고랭지까지 권역별 달력을 제시하고, 조생·중생·만생 품종 특성, 토양·시비·월동 관리까지 모두 아우르는 실전 가이드를 제공해 드리겠습니다.
양파 생육 기본 이해
- 발아 적온: 15 ~ 20 ℃가 최적이며 5 ℃ 전후에서도 발아는 가능하지만 속도가 현저히 느립니다.
- 구 비대 적온: 12 ~ 25 ℃, 일장은 12시간 이상이 필요합니다. 봄 기온이 갑작스레 높아지면 비대 기간이 짧아져 소구가 늘어납니다.
- 월동 안전 기준: 3엽기 이상, 지제부 직경 5 mm 이상의 묘라야 영하 10 ℃ 안팎에서도 살아남습니다.
권역별 파종·정식 달력
권역 | 씨앗 파종 | 모종 정식 | 예상 수확 | 특이 관리 |
남부 해안·제주 | 8월 하순 ~ 9월 중순 | 10월 중순 ~ 11월 중순 | 이듬해 5월 하순 ~ 6월 초 | 정식 직후 가을장마 대비 배수로 확보 |
남부 내륙 | 8월 하순 ~ 9월 중순 | 10월 하순 ~ 11월 중순 | 6월 상순 ~ 중순 | 겨울 전 보온피복 필수 |
중부(경기·충청) | 8월 하순 ~ 9월 상순 | 10월 중순 ~ 10월 말 | 6월 중순 ~ 하순 | 묘판 저온 순응 철저 |
고랭지(강원 산간) | 가을 직파 대신 봄 정식(2월 하순 ~ 3월 상순) | 4월 하순 ~ 5월 초 | 7월 하순 ~ 8월 초 | 조생종 전용, 갑작스런 저온주의 |
품종별 적기와 특성
조생종
- 특징: 낮은 온도에서도 신속히 구 비대 → 비교적 빠른 출하
- 적합 환경: 중부·고랭지 봄 재배, 남부 극조기 출하용
- 주의: 저장성 떨어지므로 장기 보관 목적엔 부적합
중생종
- 특징: 전국 월동 재배의 표준, 균일한 구경과 저장성
- 적합 환경: 남부·중부 가을 파종 → 겨울 월동
- 주의: 파종이 9월 중순 이후로 밀리면 월동 전 생육이 부족해져 수량 감소
만생종
- 특징: 구 비대가 느려 저장성 우수, 껍질 두꺼움
- 적합 환경: 남부 해안처럼 겨울이 온화한 지역
- 주의: 파종이 늦으면 월동 전 3엽기를 확보하지 못함
파종 방식 비교
구분 | 씨앗 직파 | 육묘 후 정식 | 시판 모종 |
장점 | 비용 절감, 뿌리 활착 우수 | 묘 관리 용이, 잡초 부담 적음 | 손쉽고 일정 예측 쉬움 |
단점 | 초기 잡초·관수 관리 어려움 | 별도 육묘상 필요 | 퇴화·병해 묘 혼입 위험 |
핵심 포인트 | 파종 뒤 차광망 덮어 발아율 높이기 | 4엽기 확보 후 저온 순응 | 정식 전 약제 침지로 병원균 차단 |
토양·시비 전략
- pH 6.0 ~ 6.8: 산도 과다 시 구 비대 저조, 저장성 저하.
- 기본 유기물: 완숙퇴비 1 t/10a + 왕겨·펄라이트 혼용으로 배수 개선.
- 밑거름: 질소·인산·칼리 = 8 : 8 : 8 kg/10a.
- 추비 3회: 월동 전 11월 1회, 월동 후 2월·3월 각 1회.
- 칼슘·붕소: 구 내부 목질화를 줄이고 껍질 균열 방지.
이상기후 대응 체크리스트
- 가을장마 길어질 때: 파종 미루지 말고 물빠짐 좋은 고랑 조성, 비상 배수관 설치.
- 겨울 한파 경보: 부직포 + PE 필름 이중 피복, 흙 덧두덩 3 cm.
- 봄 고온: 조생종·중생종 구분해 질소 추비 시기 앞당김 → 구 비대 촉진.
- 봄 가뭄: 월동 후 첫 관수 지온 5 ℃ 이상 확인 후 실시.
월동 전후 관리 포인트
- 묘판 저온 순응: 파종 3주 차부터 야간 통풍, 5 ~ 8 ℃ 노출 7일.
- 월동 중 병해 예방: 노균병 의심 잎 조기 제거, 겨울 관수 자제.
- 해동 후 초기 웃거름: 지온 5 ℃ 이상 확인 후 질소 3 kg/10a.
- 총채벌레 방제: 자닮오일 또는 친환경 고시 약제 5일 간격 2 회 살포.
자주 묻는 질문(Q&A)
Q. 봄에 씨앗부터 시작해도 될까요?
A. 구비대 기간이 부족해 상품성이 떨어집니다. 중부 이남에서는 조생종 모종 구입이 현실적입니다.
Q. 파종을 너무 일찍 하면?
A. 묘가 과비대해 겨울 추대(꽃대) 위험이 높아집니다. 8월 중·하순 이전 파종은 삼가십시오.
Q. 모종 굵기는 어느 정도가 이상적일까요?
A. 지제부 직경 5 ~ 7 mm, 잎수 4매가 월동 생존율과 구 크기 모두 안정적입니다.
Q. 비닐 멀칭은 필수인가요?
A. 장점은 수분 유지·잡초 억제, 단점은 맹아성 촉진. 저장용 만생종은 무멀칭이 더 안전할 때도 있습니다.
Q. 저장 목적이면 어떤 품종?
A. 만생종 계열(예: ‘백강’, ‘초롱’)이 껍질 두껍고 호흡량이 낮아 장기 저장에 적합합니다.
현장 실패·성공 사례
- 성공: 전남 해남 A 농가, 2024년 가을 파종을 9월 5일에 실시하고 10월 20일 정식, 월동 전 추비와 일중 피복을 병행하여 10a당 6.2 t 수확.
- 실패: 충북 B 텃밭, 9월 25일 늦은 파종 → 겨울 전 2엽기로 월동 진입, 40 % 동해 발생·수량 30 % 감소.
- 교훈: 파종 적기가 지나갈수록 묘령·엽수 확보가 어려워지고 월동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남.
결론
양파 재배의 핵심은 “시기”입니다. 지역별 달력과 품종 특성을 종합해 파종·정식 계획을 세우고, 묘 관리·토양 관리·이상기후 대응을 한눈에 챙긴다면 매년 변덕스러운 날씨에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 수확이 가능합니다. 올해는 주간 기상 예보를 함께 보며 넉넉한 일정으로 준비하시어, 속이 단단하고 당도 높은 양파를 풍성히 거두시기 바랍니다.